스타일리시한 찌질함, 2x9HD 명작 여러 편

구교환X이옥섭 커플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2x9HD에서 둘의 합작을 주말내 잔뜩 보았다.
전부 봐야지 봐야지 했던 작품들이었기에 퀘스트 비로소 해치운 느낌이었다.
여름의 질감을 담은 작품이 많아서 시절에 맞기도 했다. 여름방학 숙제 끝! 같은 기분.
제작한지 오래된 작품들이 있었는데도, 한편 한편 특유의 톡톡 쏘는 스타일리쉬한 감각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눅진하게 녹아있는 구교환만의 사랑스러운 찌질함이 일품이었다.
두 천재가 서로에게 인생과 예술을 함께하는 뮤즈가 되어준다는 건 얼마나 짜릿한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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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 눈을 가진 죄

ROMEO , 2019
2분 | 감독이옥섭 | 출연 구교환

보인다, 보여!

본다는 것은, 보인다는 것은, 보고싶다는 것은 무엇일까.
강렬하게 꽉 찬 2분.
홍콩 멜로영화 감성에 곁들여진 그로테스크함이 기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재치만점의 애처로운 시퀄, <7월의 인사>도 함께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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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Where is my DVD? , 2013
29분 | 감독 구교환 | 출연고보결, 하준호, 백성철, 김한나

그 영화 하나로 나 판단하지 마.

영혼을 갈아넣은 내 새끼가 쓰레기 취급을 받을 때.
설레고 서투르던 처음이 그저 부끄러운 과거로 느껴질 때.
빛바랜 천덕꾸러기가 됐을 지언정 여전히 내겐 소중한 보물같은 순간들을 완전히 외면하지도, 자랑스럽게 과시하지도 못할 때.
그래서 그저 나만의 비밀이었으면 하는 기분이 들 때.
영화를 하지 않는 그 누구에게라도 그런 순간들은 있었으므로 가슴이 미어지는 이 기분을 과잉이입이라고 말할수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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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보경이

A Dangerous Woman , 2014
28분 | 감독 이옥섭 | 출연 김꽃비, 구교환, 백수장, 류제승

왜 나를 그렇게 대하지, 니가?

마음은 마치 고정되지 않는 오래된 선풍기의 머리처럼.
화를 낸다는게 고작 청소를 하고, 물건을 세우고, 왜 나를 그렇게 대하는지 묻는 것일 뿐인 이 찌질한 남자 너무 좋은 사람같다.
보경아 놓치지 말도록 하렴.
분명 주말동안 2x9HD에 있었는데 그새 내려갔다. 아쉽다.

이밖에도 유튜브 채널에 있는 모든 단편들이 사랑스럽다.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