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새해2

새해 첫 주말 인간이 만든 세월의 단위일 뿐인데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새해 첫 날, 첫 주. 말일을 끼고 강원도 여행을 다녀와서인지 작년을 매듭짓는 일에 집중하지 못한채 새해를 맞은 것 같다. 새해 첫 워킹데이와 함께 찾아온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서 금토 예약해둔 요가 수업을 전부 취소하고 칩거했다. 하루는 시체처럼 잠만 잤고, 다음날은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감기약에 취해 몽롱한 채로 대청소를 했다. 열이 오른 채로 몸을 쓰니 잠이 오지 않아서 회사 동료가 쓰셨다는 투병기와, 오래 쟁여두고 손대지않은 뇌과학 책, 이렇게 두권을 뚝딱 읽었다. 찌개를 끓여 저녁을 지어먹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고, 잠들기 전에 디터람스 다큐멘터리를 봤다. 주말동안 과식한 콘텐츠들 덕분에 나라는 인간이 건강한 신체와 영혼을 가지고 존재와.. 2023. 1. 8.
2022 올해의 OO 길 잃은 수수깡처럼 지낸 한 해였다. 어디로 가야 할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중심을 채우지도 못해 이제나 저제나 부러질까 노심초사해야만 했던. 그럼에도 드문드문 나를 둘러싼 세상을 섭취했고, 그중 마음에 맞아든 것들을 꼽아 진열해본다. 올해의 소설: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그 푸르름에 질릴 정도로 생명력이 넘쳤던 발리 우붓에서 뚝딱 읽어내려간 책. 뭔가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시간이 마법처럼 흐르는 이야기를 읽으니 그 순간의 오감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꿈처럼 유연하게 뒤섞여 빚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올해의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진은영 이 시로 청혼을 하리라 결심했던 문학청년 시절로, 나 따위가 어쩔 수 없는 비극 앞에서 속수무책함을 느끼던 꼬마 기자 시절로, 단숨에 되돌.. 2023. 1. 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