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의 독서

설 연휴와 전자책 개시 덕분에 나름 잔뜩 읽은 한 달.
독서는 역시 책장 넘기는 맛이지 어디 전자기기가 끼어들어? 하던 꼰대마인드를 버리자,
가벼운 마음으로 가볍게 슥슥 읽을 수 있는 업무도서들을 틈틈히 읽기가 꽤나 좋더라.
아이패드로는 역부족일 수 있으니 역시 킨들...을 사야하나?_?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질서와 혼돈, 무지에 대한 지각, 명명과 수용, 무력(無力)의 힘, 무경계의 가능성, 상실과 회복, 사랑.
이 모든 아름다움과 세상이라는 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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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고슴도치만의 동백꽃이 피어나던 순간을 어리석은 사람들은 영원히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을 것이다.
문장으로 표현됐기에 톡톡 튀는맛 있는 대목들이 잔뜩인데 영화화됐다니 어떻게 만들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영영 안 보고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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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저널리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김영진

 

내가 기억하는 소설가 헤밍웨이의 그 어떤 작품보다 오히려 저널리스트 헤밍웨이의 글에서 감정이 묻어나왔다.
이것이 겪은 것을 바탕으로 상상한 이야기의 핍진성과,
겪었기에 아무리 하드보일드 문체로 억눌러도 우러나올수 밖에 없는 현실성의 차이일까.
중간중간 냉소적인 팩트폭행 너무 많아서 재밌었다. 고약한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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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나면 슬픔의 도시가 있고, 이동욱

 

오래된 것들을 향한 시린 애틋함으로 써내려간듯한 동적이면서 정적인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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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와 철학하기, 김광식

 

곡마다 철학 사조와 다른 영역의 예술작품을 차용해 설명해나가는 방식이 인상깊었다.
깊이있는 분석 아닌 나열 느낌이어서 약간 오글거리는 면은 있지만.
지성덕질..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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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사용설명서, 맷 포트나우

 

제목에 충실한 책. 전망과 통찰이 있다기보단 실용서 느낌이었다. 첫 전자책 경험으로 딱맞는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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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22, 김난도

 

2020년을 맞아 안읽겠다고 결심했는데 회사 전자도서관 순위 안에 있길래 습관적으로 대여한 길티플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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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미워하던 이 목숨의 마지막 장에 무너지듯 당신을 써내리고 말았던, 설원 위 불이 타던 밤.
겨울 여행 시린 손 불어 써내려간 조각난 일기 같았다.
스무살 때 첫 문장에 가슴 철렁해 그대로 덮고는 훗카이도 여행할 때 읽으려고 아껴두었는데 참지 못했다.

눈 그리운 날 사서는, 눈 되지 못한 비 내리는 날 마지막 책장을 넘겼고, 내린 눈 녹은 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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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이윤주

 

마음에 새기고 있으면 좋을 내용을 차근차근 쉬운 말로 풀어주니 머리가 정돈되는 기분이다.
뭔가를 끊임없이 새로 돌파해나가는 세계의 최전선에는 특유의 짜릿한 박진감과 뜨거움이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