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의 독서

과로도 했지만 그 대가로 끝내 못쓸 것만 같던 작년 연차를 털게 되면서 생각보다 책을 알차게 많이 읽었다.

의식의 흐름으로 들여다보는 몽상꾼의 서랍부터 인공지능과의 미래, 노교수님의 시 쓰기 강의, 젠더 투쟁, 골방 현학자 되기의 위험성, 시인의 감상문까지. 
 
읽어치운 것들의 온도를 재어 보니 봄은 봄이었다 싶다.
 
연차 쓰고 회사 나가서 도서관에서 책 읽으며 느낀 변태적 평화 잊지 못해.

---

분더카머

반짝거리는 몽상과 깊은 문장이 가득한 보물상자를 열어보니

---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이미 시작된 공존을 지속가능케 하기 위한 고민과 인간답게 생각하는 힘.

---

시의 이해와 작법

시인 생애 이런저런 일들을 차치하면, 오래된 대학 강의실에 기대어 앉아 꼿꼿한 노교수님으로부터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맞춤법조차 다른 시대에 출간된 책이 내게 왜 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인류의 절반은 각자 선 자리에서 자신만의 투쟁을 지속한다. 남들은 자주 알지 못하고 때로는 나조차 모르는 채로 지나가는, 아주 오래된 싸움. 싸움으로서 조금씩 투명해진 사람들이 언젠가 세상을 머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성의 날을 맞아 집어 들었던 책. 

---

지하로부터의 수기

세상과의 호흡 없이 책과 지성의 지하에 틀어박혀 완성하는 자아성찰의 위험함에 대한 얼얼한 이야기. 아름답고 숭고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요. 

---

예술의 주름들

제각기 다른 공백 위를 채우는 각양 예술의 주름마다 시인의 섬세한 감상이 고였다. 거기 꼭 들어맞는 시 한편을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감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