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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휴가, 한달 여행 준비 첫 직장 퇴사여행을 마치고 다닐 회사를 알아볼 때 지금 회사 인재영입 사이트에서 가장 구미가 당겼던 것은 3년 일하면 유급에 휴가지원비까지 쥐어주며 부여되는 안식휴가였다. 안식휴가 발생일 디데이 걸어놓고, 입사 첫날부터 안식 받으면 어디 가지 고민했는데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3년을 훌쩍 넘겨버렸다. 🕰 한 달을 어떻게 쉴 수 있을까 엄두가 안나는 과로의 늪을 지나, 쉬지 않으면 정말 죽을 것 같은 번아웃을 지나, 마침 같이 번아웃 끙끙 앓던 대학때 베프가 한달 휴가를 간다기에 덥썩 잡았다. 같이가자! 👯‍♀️ 그렇게 꼭 한 달을 채워서 휴가를 떠나게 됐다. 한 칠십일간의 퇴사 여행 이후 이토록 오래 하는 여행은 처음이다. 신난다. 떨린다. 💓💗 안식휴가 프로젝트 기간 2023년 5월 11일~2023년 6.. 2023. 5. 1.
2023년 4월의 독서 별일 없는 사월을 보낼 줄 알았는데 은근히 잔인했던 달. 역시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T.S. 엘리엇 인사이트 만세다. 그래도 그럭저럭 양심없이 잡아둔 월 목표를 채움. 열린책들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 버전을 충동구매한 덕분에 한국 고전시 정수를 되새김질 할 수 있었다. 신형철 문장은 말해 뭐해 너무 좋았고, 그가 고른 시들이 나도나도를 외치게 하는 내가 좋아하는 시들이라 또 좋았고 그 평론의 대상이 시라는 점이 또또 좋았다. 또 방탄 완전체 활동 중단으로 약간 살짝 조금 절약한 것 같은 기분에 힘입어 참고 참고 참았던 문학동네 북클럽 가입한 덕분에 (민음사도 가입했....) 선뜻 집어들지 않았을 것 같은 책도 읽었다. 문송해 죽을뻔했네... 올해 젊은작가상 수.. 2023. 5. 1.
BEEF, 성난 사람들: 우리네 한, 화, 흥 Sometimes, rock bottom is your trampoline. Anger is just a transitory state of consciousness. I hate pretending that I don’t hate things. It is selfish for broken people to spread their brokeness. The moment you begin to worry, the moment you acknowledge the worry, you solidify it into existence, which is why we chose to ignore, and ignore we did. We hit puberty right when they invented internet.. 2023. 4. 24.
3월 전시 우여곡절: 변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찰나 알버트 왓슨 사진전까지의 긴 여로 뜻밖의 과로가 있던 3월 중순, 열 시 넘어 퇴근한 뒤 오래 만나지 못한 친구와 비몽사몽 근황톡을 했다. 주말에 전시나 보러 가자는 결론에 이르렀고 급히 이것저것 찾아보고는 그래 여기다 하고 전시 하나를 골랐다. 분명 떠들썩할 법도 한 유명 작가의 전시인데, 이상하리만치 최근 인스타 게시물도 갔다 왔다는 주변 사람들 후기도 보이지 않았을 때 어서 찾아봤어야 하는데... 3월 19일 아침 택시를 타고 출발한 뒤에야 알게 됐다. 찾아본 것이 작년 전시였다는 걸.... 그걸 깨닫고 도착하기 전에 알아채서 다행이라고 정신승리 한 뒤에 다시 찾은 대안은 다음 주 오픈 전시였고... 택시 목적지를 두번 바꾼 끝에 간신히 한가람미술관에 도착했다 😅 (한가람 미술관 두번 가고도 남을 .. 2023. 4. 18.
2023년 3월의 독서 과로도 했지만 그 대가로 끝내 못쓸 것만 같던 작년 연차를 털게 되면서 생각보다 책을 알차게 많이 읽었다. 의식의 흐름으로 들여다보는 몽상꾼의 서랍부터 인공지능과의 미래, 노교수님의 시 쓰기 강의, 젠더 투쟁, 골방 현학자 되기의 위험성, 시인의 감상문까지. 읽어치운 것들의 온도를 재어 보니 봄은 봄이었다 싶다. 연차 쓰고 회사 나가서 도서관에서 책 읽으며 느낀 변태적 평화 잊지 못해. 분더카머 반짝거리는 몽상과 깊은 문장이 가득한 보물상자를 열어보니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이미 시작된 공존을 지속가능케 하기 위한 고민과 인간답게 생각하는 힘. 시의 이해와 작법 시인 생애 이런저런 일들을 차치하면, 오래된 대학 강의실에 기대어 앉아 꼿꼿한 노교수님으로부터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이 .. 2023. 4. 8.
봄 꽃망울 새해 핑계가 완전히 끝난다. 새해 첫날에는, 한국인에게는 설날이 있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설날에는 3월부터 새학기니까 하는 마음으로 미루고 미뤄두었던 '새해'의 '시작'을 끝낼 때가 되었다. 한달 내내 이런저런 꽃들 덕분에 행복했다. 3월에 충실했노라고 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 받아봤는지도 까마득하게 오랜만에 여성의날 기념 장미꽃을 받았다. 점심 먹고 휘적휘적 어디론가 사라지신 팀장님이 쇼핑백 한가득 여성 동료 수만큼의 장미꽃을 사들고 사내 카페에 나타나셨을 때 눈물날 정도로 가슴이 찡했다. 장미꽃이 오늘 왜 팔리는지 모르는 판교 꽃집 사장님에게 여성의날에 대한 브리핑 하고 오셨다고. 테크테크한 남초 동네 젠더감수성 아쉽다가도, 카페에서 시끌벅적 왁자지껄 장미꽃 나눠받는 우리 보고 누군가는 여성의날에..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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